논문제목 :명리철학에 있어서 '命理'와 '人性'의 문제’,

        학회 논문집 <동서철학연구> 제45호

 

 본 연구는 명리학을 부정적 시각에서 보는 학자의 입장에서는 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그것을 학술적으로 설명해 보려는 태도가 학자의 자세라면, 오늘날 명리학을 무관심 속에 방치해 놓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글을 쓰게 된 첫 번째 동기이다. 그리고 명리를 술수적 차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그가 갖고 있는 윤리성, 도덕성, 수양성을 찾아내서 성숙된 명리의 본질을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을 쓰게 된 두 번째 이유이다. 

  천문을 근간으로 하고 음양오행의 이론으로 만들어진 사주명리는 고대 과학의 영향을 받아 형성 되었다. 유가는 지극히 현실적, 합리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신비적 색채를 띠는 것을 배척하였다.1) 그리고 인간의 실천적 자유의지를 주장하다보니까 술수적인 명리를 배척하였다. 하지만 명리도 실천적이며 현실적인 생활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유가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 논자는 유가에서 말하는 ‘性’과 명리에서 말하는 ‘命’이 상통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명리에서 ‘人性’의 문제에 접근을 시도 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검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연구하였다.

  첫 번째로는 상황적 근거로서의 명리라는 문제를 설정하였다. 여기서는 명리에서 말하고 있는 命이란 무엇인지, 참다운 命의 의미와 실천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두 번째로는 주체적 근거로서의 人性인데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것이 性이고 사람이 받은 것이 人性이고 命이다. 명리에서 다루는 命도 만물의 命이 아닌 바로 사람의 命을 다루고 있으며, 人性의 실현과 올바른 命의 실천은 같은 것임을 밝히고자 한다.

  세 번째로는 性命의 도덕적 의미를 다루었다. 이 부분에서는 性이 곧 命이며 性의 올바른 실현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도덕적인 행위가 필요하다는 것을 밝혀 보았다.

  네 번째로는 명리와 本性의 자각이다.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것이 명이다. 하지만 命에 윤리적인 가치관이 부여되어, 도덕적으로 인간에게 내재하는 본성으로서의 命을 통해 명리에서 인간다운 삶의 명을 살펴보았다.

  기존의 명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명리를 주로 명의 외재적 차원인 운명이라는 부분만을 다루었다. 하지만 본 연구에 의하면 명에는 길흉화복이나 수명의 장단이, 우연히 도래하는 막을 수 없다고 하는 운명과 같은 외재적인 면뿐만 아니라, 내재적인 면 즉 도덕적 자아의 덕성 실현체인 인의예지를 통해 인간존재의 근원에 해당하는 성으로서의 명의 소중한 뜻이 명리에 담겨져 있음을 밝혀보았다.